처음 지역화폐를 접했을 때는 꽤 흥미로웠다.
카드에 충전만 하면 10%의 인센티브를 덤으로 주고,
동네 마트나 음식점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 정도면 체크카드 대신 이걸 써도 되겠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2024년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자주 가던 프랜차이즈 빵집이 어느 날부터 지역화폐를 받지 않았고,
단골이었던 네일숍 사장님은 “시에서 아예 제도를 바꿔버려서 환전이 까다로워졌다”며
결제를 일반 카드로 유도했다.
어느새 주변의 사용처가 하나둘 줄어들고 있다는 걸 체감했고,
그때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지역화폐, 계속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 글은 최근 3개월간 내가 실제로 지역화폐를 사용해오며 느낀 점을 정리한 것이다.
줄어든 사용처 속에서도 과연 지역화폐는 여전히 쓸만한지,
실제 체험 중심으로 솔직하게 풀어보려 한다.
사용처, 정말로 많이 줄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은 경기도이다.
2023년까지만 해도 동네 편의점, 중형 마트, 심지어 개인 병원까지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꽤 달라졌다.
2025년 1월부터 적용된 정책 변경 이후,
프랜차이즈 계열 가맹점이 대거 제외되었고,
동네 마트도 일부는 자체 단말기를 교체하면서 더 이상 지역화폐를 받지 않는다.
카페도 일부 로컬 카페만 받는 정도고, 편의점은 전부 제외됐다.
심지어 지자체에서 운영하던 지역화폐 홈페이지에 있는 ‘사용 가능 매장 리스트’도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았다.
지도에는 표기돼 있지만, 막상 가보면 “지금은 안 받아요”라는 안내를 받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아직 남아 있는 사용처는 어디일까?
그래도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전통시장, 일부 소형 식당, 지역 농협 직영 마트, 미용실, 약국 등은 여전히 지역화폐를 받고 있었다.
특히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 중 일부는 여전히 지역화폐 고객을 반기고 있었다.
이런 매장은 보통 “현금 결제보다 나아서 계속 받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최근 자주 쓴 곳은 다음과 같다:
- 동네 김밥집 (소형 개인매장)
- 재래시장 내 과일가게
- 약국 (동네 개업 약국)
- 시청 인근 식당가 (가맹 유지 매장)
- 농협 하나로마트
이 외에도 일부 미용실과 동네 베이커리에서는 여전히 사용이 가능했지만,
전체적으로 사용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건 확실했다.
아직 쓸만한 이유가 있다면?
사용처가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지역화폐를 쓰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첫째, 인센티브.
여전히 충전 시 7~10%의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나는 월 30만 원 정도를 충전해 생활비 일부를 처리하는데,
3만 원 정도를 추가로 받는 셈이니 꽤 유용하다.
단, 인센티브 한도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므로 매월 확인이 필요하다.
둘째, 가계부 관리가 편하다.
지역화폐 앱에서는 지출 내역이 구분되어 나오고,
소비 항목별 통계도 제공해준다.
그래서 따로 가계부 앱을 쓸 필요 없이,
어느 정도 소비 관리 기능도 함께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점도 명확하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큰 불편은 ‘언제 어디서 쓸 수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사용처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지자체 사정이나 가맹점 사정에 따라 변동되다 보니
매번 앱을 켜고 검색하거나, 미리 전화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또한 일부 지역화폐 앱은 사용처 안내가 업데이트되지 않아
“쓸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안 된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사용자 입장에선 지역화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활용법 – ‘고정 사용처’를 정해두자
최근 들어 내가 정한 전략은 이거다:
“쓸 수 있는 곳을 확실히 알고, 그곳에 집중해서 쓰자.”
예를 들어 농협 마트, 김밥집, 약국 등
사용이 확실한 3~4곳을 생활권 안에서 정해두고
해당 매장에서만 충전 금액을 사용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사용 가능 여부를 고민할 필요 없이
스트레스 없이 쓸 수 있다.
게다가 일부 매장은 여전히 “지역화폐 쓰면 현금처럼 좋다”며
기분 좋게 받아주는 경우도 많아서,
이런 곳을 우선적으로 이용하면 혜택과 실용성을 함께 누릴 수 있다.
마무리 – 지금도 쓸만하긴 하지만, 전략이 필요하다
솔직히 말하면, 지역화폐가 예전처럼 자유롭게 쓰이진 않는다.
사용처가 줄어들고, 일부 혜택도 축소되면서
“그냥 체크카드 쓰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혜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고,
여전히 쓸 수 있는 곳도 존재하기 때문에
조금만 전략을 세우면 충분히 활용 가치는 남아 있다.
앞으로 지역화폐를 쓰고 싶다면
- 본인이 주로 가는 사용처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 충전 혜택 한도를 체크한 뒤,
- ‘내가 쓸 곳이 확실히 있는가?’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사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처는 줄었지만,
아직 지역화폐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잘만 쓰면, 아직도 생활비 절약의 ‘무기’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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