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실사용후기

지역화폐 정책, 진짜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까? – 실사용 후기와 현실 정리

jjinjjingl 2025. 7. 24. 16:01

요즘 지역화폐에 대한 뉴스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을 살리는 정책”, “지역경제를 살리는 디딤돌” 같은 표현이 자주 붙는다.
정부나 지자체는 꾸준히 예산을 투입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하면서 사용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정말 이 정책이 실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에게는 도움이 되고 있을까?”
정책 보도는 늘 긍정적이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조용하다.

마침 내 친척 오빠가 경남 김해에서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어서
직접 지역화폐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물어보았다.
정책 목적과 실제 체감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사용 후기를 중심으로 정리해보려 한다.

 

지역화폐정책 소상공인에게 도움되는지 후기

 


카드 단말기는 이미 있지만… 고객이 안 쓴다?

분식집은 평일 오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점심시간에는 회사원, 저녁엔 인근 주민들이 주로 찾는다.
카드 단말기에는 지역화폐 로고가 붙어 있고,
사장님도 사용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를 가게 입구에 부착해뒀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손님은 하루에 2명도 안 된다.
심지어 “이거 써도 되나요?”라고 조심스레 묻는 손님도 있었고,
몇몇은 앱을 깔았다가 복잡해서 포기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사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결제 시스템은 다 갖춰졌는데, 정작 손님들이 지역화폐를 안 써.
그냥 일반 카드로 결제하는 게 편하니까, 그쪽으로 돌아가는 거 같아.”

결국 정책이 있어도 사용률이 낮으면 효과를 체감하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환전은 할 수 있지만, 시간과 절차가 번거롭다

 

사장님이 지역화폐 결제를 받는 이유는 단 하나,
인센티브나 수수료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 카드처럼 수수료가 빠지지 않으니
매출이 조금이라도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지역화폐로 받은 금액은 일반 카드매출과는 달리 따로 환전 신청을 해야 한다.
자동 환전 기능이 없는 시스템에서는
매번 앱에 들어가 일일이 확인하고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게다가 입금일도 일반 카드보다 느린 경우가 있어서,
자금 흐름에 민감한 소규모 가게 입장에선
“당장 쓸 수 없는 돈”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매출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가장 궁금했던 건 이 부분이었다.
“지역화폐 덕분에 손님이 늘었나요?”라는 질문에
사장님의 대답은 아주 명확했다.

“솔직히 전혀. 지역화폐 써서 오는 사람은 거의 없어.
내가 쓰는 사람한테 안내해줘야 쓸까 말까고,
그 사람도 다음엔 그냥 일반 카드 쓰더라고.”

 

이 말은 지역화폐가 추가 손님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즉, 정책의 목적 중 하나인 “지역 소비 확대”가
소형 식당 규모의 소상공인에게는 잘 체감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장점도 있다 – 수수료 절감, 젊은 고객 유입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지역화폐는 결제 수수료가 없거나 낮기 때문에,
일반 카드 대비 실수령 금액이 조금 더 많다는 장점이 있다.
한 달 전체 카드매출이 500만 원 이상이면,
1~2%의 수수료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또 요즘 20대 중 일부는 지역화폐 앱에 익숙해서
“혜택이 많다”는 이유로 일부러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카카오톡이나 페이코에 연동된 지역화폐를 쓰는 젊은 손님들은
결제할 때 빠르게 처리하고,
그에 따라 회전율도 좋아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상황이다.
대다수 손님은 지역화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앱 설치나 충전도 불편하게 느낀다.

 

홍보와 안내가 부족한 것도 문제

 

사장님은 말한다.
“처음에 지자체에서 카드도 보내주고, 안내 포스터도 한 번 붙여줬는데
그 이후론 소식이 없어. 지역화폐 써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그냥 잊히는 거 같아.”

정책은 분명 존재하고, 혜택도 분명히 있지만
현장에서의 안내나 홍보는 미비한 경우가 많다.
고객이 쓸 수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면,
결국 ‘정책은 있지만 활용은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마무리 – 정책은 좋은데, 실질적 효과는 미비하다

지역화폐 정책이 처음 도입됐을 땐
‘이제는 동네 장사도 숨통이 트이겠구나’라는 기대가 컸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손님이 뚝 끊겼을 때는
“그래도 나라에서 뭔가 해주려고 하는구나”라는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껴지는 건
제도가 있다는 것과, 그 제도가 잘 작동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현장에서 장사하는 사장님 입장에서는
손님이 실제로 지역화폐를 많이 써야 의미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여전히 기존 카드에 익숙하고,
지역화폐를 굳이 쓰려 하지 않는다.
정보 부족, 앱 설치의 번거로움, 사용처 제한 등
작은 불편들이 쌓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외면하게 된다.

게다가 사장님 입장에서도 매출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환전 절차나 정산 시기의 불편함이 반복되면
“차라리 그냥 일반 카드만 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지역화폐는 분명 좋은 취지로 시작된 정책이지만,
실제로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 매장별로 실시간 사용률 피드백 제공
  • 자영업자 대상 간편 환전 시스템 구축
  • 사용자가 앱 설치 없이도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 제공
    이런 개선들이 병행된다면, 지역화폐는 단순한 행정정책이 아니라
    생활 속 소비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짜 쓰는 사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이어야 한다는 것.
보고서나 지표가 아니라,
김해의 한 분식집, 서울의 작은 꽃가게, 광주의 떡집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이야기들에서
정책의 진짜 효과를 확인하고 조율해나가야 한다.

나는 글을 쓰면서
‘정책’은 결국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다시 느꼈다.
지역화폐가 진짜 ‘살리는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쓸 수 있게, 편하게, 그리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수많은 소상공인들에게,
정책이 실제로 체감되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