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기도에서 지역화폐를 꽤 오랫동안 사용해오고 있다.
매달 직접 앱에 들어가 충전하면서 인센티브를 받고, 병원비나 식재료 비용 일부를 절약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던 중, 앱에서 “자동충전 설정”이라는 기능을 발견하게 되었고, 좀 더 편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에 자동충전을 사용해 봤다.
하지만 막상 자동충전을 사용해보니, 처음 기대와 달리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 글은 내가 직접 자동충전 기능을 한 달간 사용하면서 겪은 불편한 경험과 그 원인, 그리고 주의할 점들을 정리한 실사용 후기다.
혹시 자동충전 설정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충전 기능, 왜 시작하게 되었을까?
나는 주로 병원, 약국, 마트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한다.
평소에는 월초에 충전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었지만,
종종 잊고 있다가 인센티브 기간을 놓치거나 잔액이 부족해 난처했던 적이 있었다.
경기지역화폐 앱을 사용하던 중 ‘월 1회 자동충전 기능을 설정하면 편리하게 잔액을 유지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눈에 띄었다.
마침 이번 달은 업무가 바빠서 충전을 깜박할 뻔했던 터라,
이 기능을 활용하면 시간도 아끼고 인센티브도 놓치지 않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충전금 10만 원, 매월 1일 자동충전 설정을 해두었고,
첫 달은 순조롭게 시작되는 듯했다.
문제가 시작된 첫 번째: 원치 않은 타이밍에 충전이 됐다
나는 자동충전일을 1일로 설정했지만,
실제 충전은 1일 오전이 아닌, 자정 직후 시스템에서 자동 실행되었다.
문제는 그날이 월급일 전이었고, 연동된 계좌에 충전금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 결과 자동충전이 실패했고, 앱에서는 실패 메시지도 따로 뜨지 않았다.
며칠 뒤 앱에 들어갔을 때 충전이 안 된 걸 보고서야 상황을 파악했다.
이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은,
자동충전 기능이 생각보다 단순하고, 충전 실패 시 아무런 알림이 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후 자동충전일을 5일로 미뤘지만,
이미 첫 달 인센티브 기회를 놓친 상태였다.
두 번째 문제: 인센티브 예산 소진 시 자동충전이 손해로 바뀐다
자동충전은 편하긴 하지만,
인센티브 예산이 모두 소진된 시점에도 충전이 실행된다는 점은 꽤 치명적이었다.
내가 자동충전을 설정해둔 6월 중순, 지자체 공지 없이 인센티브가 조기 소진되었고,
그 상태에서 자동충전이 실행되었다.
결과적으로 10만 원을 충전했지만, 인센티브는 단 1원도 붙지 않았다.
나는 보통 수동으로 충전할 때는 앱 상단의 “예산 잔액”을 확인한 뒤 진행하는데,
자동충전은 그런 과정을 건너뛰기 때문에 충전 타이밍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단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그 달은 충전 금액 전체가 그냥 선불금으로 들어갔고,
지역화폐를 쓰는 ‘이점’ 중 하나가 사라져버린 셈이었다.
세 번째 문제: 환불이 더 까다로워진다
자동충전으로 들어온 금액은 내가 명확한 소비 계획 없이 들어온 돈이기 때문에,
일부는 결국 사용하지 못한 채 남게 되었다.
문제는 이 금액을 환불받고자 했을 때,
지자체 담당 부서에서 “자동충전의 경우 환불 신청은 복잡한 절차를 요구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점이다.
내가 문의한 B시의 경우에는
- 자동충전으로 들어온 금액
- 인센티브 포함 여부
- 사용 내역 존재 여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확인한 후,
공문 또는 이메일 신청서를 통해 담당자 결재를 받아야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 전에는 수동충전 후 미사용 시 비교적 빠르게 환불이 가능했지만,
자동충전 건은 내가 원해서 충전했다기보단 시스템이 충전한 것이라 관리 구분이 따로 되어 있었다.
이 부분에서 나는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겪으면서
“자동이 더 불편할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됐다.
체감된 자동충전의 단점 요약
한 달간 자동충전을 써본 후,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충전 시점 불명확 | 자정 실행으로 통장 잔액 부족 시 실패, 알림 없음 |
인센티브 여부 확인 불가 | 예산 소진 여부와 무관하게 자동 실행됨 |
충전 실패 시 미알림 | 앱이나 문자로 실패 메시지 미제공 |
환불 절차 복잡 | 자동충전 건은 별도 확인 필요, 공문 요청까지 요구됨 |
예산 낭비 가능성 | 사용 계획이 없는 금액까지 충전될 위험 |
그렇다면 자동충전 기능은 완전히 비추천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자동충전은 아래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나름대로 유용할 수도 있다.
- 매달 일정하게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고정 지출이 있는 경우
- 통장 잔액이 항상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는 사람
- 인센티브 여부보다 결제 수단으로서의 단순성이 더 중요한 경우
하지만 나처럼
- 사용처를 매달 다르게 조정하거나
- 인센티브 여부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자동충전보다 수동충전이 훨씬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났다.
마무리 –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사용자 통제권 상실’
자동충전은 얼핏 보면 '손이 덜 가는 스마트한 기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용자가 직접 컨트롤해야 할 중요한 정보들을 놓치게 만드는 구조였다.
나는 지금 자동충전 기능을 해제해두었고,
매달 사용 계획을 세운 뒤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금액만 수동으로 충전하는 방식으로 되돌아갔다.
그 결과 다시 인센티브도 안정적으로 받고,
불필요한 충전도 줄어들었다.
혹시 자동충전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번 글을 통해 기능 자체보다 ‘내 소비 스타일과 맞는지’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꼭 기억하고 사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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