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오를 대로 오른 요즘, 장보는 일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마트에 가면 만 원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품목이 점점 줄어들고, 생필품 가격까지 오르다 보니 한 달 식비를 정해놓고 관리하는 게 점점 어려워졌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문득 생각했다.
“경기도 지역화폐만으로 한 달 식재료와 생필품을 해결해볼 수 있을까?”
실제 경기도에서는 지역화폐 충전 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고, 일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업소에서는 제법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막연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실험이었지만, 한 달 동안 지역화폐만으로 장을 보며 생각보다 많은 걸 느끼게 된 도전기를 이 글에 담아보려 한다.
시작은 단순했다 – 충전과 계획 세우기
나는 경기지역화폐 앱을 통해 카드형 지역화폐를 사용 중이다.
매월 충전 한도는 50만 원까지 가능했고, 인센티브는 6%였다.
이번 한 달 도전을 위해 나는 30만 원을 먼저 충전했다.
즉시 1만 8천 원이 추가 인센티브로 들어왔고, 총 318,000원을 장보기 예산으로 확보한 셈이었다.
그 다음은 계획 세우기였다.
마트, 시장, 편의점 중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한 매장을 정리했고,
주로 식재료, 생필품, 간단한 반찬류를 중심으로 예산을 분배했다.
주간 장보기 루틴을 아래처럼 구성했다.
- 매주 1회: 전통시장(야채, 두부, 과일 위주)
- 2주 1회: 동네 마트(라면, 조미료, 유제품 등)
- 그 외 수시: 편의점(계란, 생수, 간식 등)
이렇게 장보기 스케줄을 짠 뒤, 지역화폐 사용 가능 여부를 매장에 전화해 확인한 후 방문했다.
이 사전 확인 작업이 솔직히 제일 번거로웠지만, 처음 몇 군데만 해보니 감이 생겼다.
실제 사용 – 처음엔 불편했지만, 점점 익숙해졌다
첫 주에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한 시장 통닭집에서 카드 결제를 시도했는데 “지역화폐는 안 받아요”라는 말에 낭패를 봤고,
편의점에서도 일부 가맹점에서는 결제가 되지 않았다.
카드 단말기 자체는 있는데, 지역화폐 가맹 등록이 안 된 곳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두 번째 주부터는 주로 가맹점 확인된 곳 위주로만 장을 보면서 스트레스가 확 줄었다.
동네 전통시장에서는 특히 지역화폐가 잘 통했다.
야채 가게, 두부 가게, 김치 전문점 등 대부분 단골 가게들이 이미 경기지역화폐 가맹점이었고,
“이 카드로 결제할게요”라고 말하면 사장님들이 알아서 단말기를 꺼내주셨다.
생각보다 편리했던 건 카드형이라 앱을 켤 필요 없이 바로 긁으면 끝이라는 점이었다.
일반 체크카드처럼 쓸 수 있었고, 잔액은 앱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했다.
잔액 부족 경고가 문자로 오는 것도 꽤 유용했다.
한 달 사용 후 체감 – 물가 부담은 줄고, 소비 패턴은 바뀌었다
한 달 동안 나는 경기도 지역화폐로 총 31만 5천 원 정도를 장보기에 사용했다.
이 중 1만 8천 원은 충전 인센티브였으므로, 실제 내 돈은 29만 7천 원만 쓴 셈이다.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물가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었다.
예전 같으면 한 달 식비로 40만 원 가까이 지출했는데,
이번 도전에서는 3만~5만 원 정도 절약 효과가 생겼고,
그에 따라 외식이나 간식 구매 등 비정기적 소비도 조절이 가능했다.
또한 지역화폐만 사용하다 보니 소비 패턴이 자연스럽게 지역 소상공인 위주로 바뀌었다.
대형마트 대신 전통시장, 프랜차이즈 대신 동네 식당을 찾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단골 가게도 생겼다.
처음엔 단지 식비 절약이 목표였지만,
지출 흐름을 직접 통제한다는 만족감과 ‘소비를 설계한다’는 자율감이 함께 생긴 것이 예상 밖의 수확이었다.
예상 외로 불편했던 점도 분명히 있었다
물론 모든 게 좋기만 했던 건 아니다.
실제 사용하면서 불편하거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 가맹점 정보가 앱에 없거나 부정확한 경우
앱에서 ‘사용 가능 매장’을 검색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결제가 안 되는 사례가 간혹 있었다.
- 편의점·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지역마다 다름
A동에서는 결제가 되는데, B동은 불가. 같은 브랜드인데도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 인센티브는 한 달에 한 번만 지급, 그 외는 없음
추가 혜택이나 이벤트가 적어 아쉬웠다. 포인트 적립이라도 있었다면 더 자주 쓸 것 같다.
한 달 도전을 마치고 느낀 진짜 핵심
나는 이 도전을 통해 단순히 식비를 절약한 것뿐 아니라,
‘내가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얻었다.
매달 무심코 지출하던 장보기 비용을 지역화폐로 제한하자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소비가 줄고, “이 물건 정말 필요한가?”를 고민하게 됐다.
또한 지역 상권에서 신뢰할 수 있는 단골 가게를 찾게 된 것도 소소하지만 큰 변화였다.
가장 중요한 건,
“지역화폐는 혜택도 중요하지만, 지출을 계획하고 통제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면 그 가치가 훨씬 커진다”는 점이었다.
마무리 – 나만의 결론
경기도 지역화폐로 한 달 동안 장을 보며 느낀 건
이건 단순한 할인 카드가 아니라, 내가 생활을 설계하는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월초에 지역화폐를 정해진 예산만큼 충전하고,
그 범위 내에서 장보기와 고정 소비를 해볼 생각이다.
무작정 아끼는 것이 아니라, 똑똑하게 쓰는 방식으로 소비를 바꾸고 싶다면
지역화폐는 꽤 괜찮은 첫걸음이 되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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