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를 처음 접했을 땐 단순히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사용을 시작했다.
하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사용해보면서, 혜택의 규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바로 ‘사용 환경’이다.
2025년 현재, 나는 출장과 개인적 일로 가게된 대전과 전주 두 도시를 오가며 실제로 지역화폐를 사용해볼 기회가 있었고,
각 도시마다 정책 방식, 결제 시스템, 인센티브 구조, 가맹점 구성이 생각보다 크게 다르다는 걸 직접 체감했다.
이 글은 단순히 정책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내가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 느낀 불편함, 만족감, 예상을 뛰어넘은 차이를 담은 실사용 후기다.
대전 – 혜택은 확실했지만, 매번 확인이 필요했다
대전에서는 ‘온통대전’이라는 지역화폐 브랜드가 운영 중이다.
나는 출장 기간 동안 앱을 설치하고 카드형 지역화폐를 발급받아 직접 사용해봤다.
첫인상은 좋았다.
무려 10% 충전 인센티브가 여전히 적용 중이었고, 예산이 남아 있는 시점에서는 월 최대 5만 원까지 보너스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자체만으로는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면서 느낀 첫 번째 벽은 ‘사용처에 대한 제한’이었다.
앱에서는 가맹점 검색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표시된 매장에서 결제가 거부되는 일이 반복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랜차이즈 카페였다. 앱에 등록되어 있음에도, 단말기에서 ‘승인 거부’가 떴고,
직원은 “원래도 잘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하나는 앱 자체의 안정성 문제다.
충전 중 화면이 멈추거나, 잔액 조회가 비정상적으로 출력되는 사례도 겪었다.
처음엔 내 휴대폰 문제인 줄 알았지만,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
앱 시스템 자체의 불안정성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결론적으로, 온통대전은 혜택은 확실하지만 신중하게 써야 하는 지역화폐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나는 매장 방문 전에 앱으로 가맹 여부를 반드시 확인했고,
결제 전에 “지역화폐 되나요?”라고 묻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전주 – 혜택은 적지만,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 없이 쓸 수 있었다
전주에서는 ‘전주사랑상품권’이라는 이름의 지역화폐가 운영되고 있다.
내가 체류한 기간엔 모바일형 지역화폐 위주로 사용했는데,
전주 지역은 특히 제로페이 기반 QR 결제 환경이 매우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전주의 지역화폐는 상시 인센티브가 거의 없거나, 특정 시기에만 한정적으로 제공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명절 시즌이나 지역 축제 기간에만 5%~10% 인센티브를 한정 지급하고,
그 외 기간에는 충전 인센티브가 사실상 없는 선불 결제 수단에 가깝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 점이 사용자에게 오히려 안정성을 준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인센티브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지역 기반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전주의 가맹점은 체감상 대전보다 훨씬 폭넓고, 결제 성공률이 높았다.
전통시장, 식당, 미용실, 약국, 편의점 등 대부분의 소매점에서
QR 코드 하나로 즉시 결제가 되었고, 앱 오류나 인식 실패도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전주에서는 단 한 번도 "이거 안 돼요"라는 말을 듣지 않았다.
실제로 써보며 느낀 차이 – 숫자가 아니라, 경험이 달랐다
두 지역에서 각각 10일 이상 체류하며 총 20만 원 이상을 지역화폐로 사용해본 결과,
표면적인 혜택보다도 ‘결제 경험’ 자체가 소비자의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센티브 | 월 10% (상시) | 비정기적, 제한적 제공 |
결제방식 | 카드형 위주 | 모바일 QR 중심 |
가맹점 다양성 | 보통, 매장마다 확인 필요 | 매우 넓음, 대부분 사용 가능 |
앱 신뢰도 | 낮음 (간헐적 오류 경험) | 높음 (QR 인식 빠름) |
사용자 피로도 | 높음 (확인 절차 많음) | 낮음 (안심 사용 가능) |
대전은 ‘혜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면,
전주는 ‘혜택은 없지만 스트레스 없는 일상’에 가까웠다.
똑같이 10만 원을 써도, 한쪽은 번거롭고 한쪽은 자연스러웠다.
이 차이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직 ‘경험’으로만 알 수 있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식은?
나는 두 지역 모두에서 지역화폐를 써본 뒤,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혜택이 많아도 번거롭다면 결국 멀어진다.
그에 비해 혜택은 작아도 편리한 결제는 꾸준히 쓰게 된다.”
그래서 전주에서는 모바일형 지역화폐를,
대전에서는 카드형을 중심으로 사용하되, 예산 소진 시점과 앱 오류 여부를 항상 사전에 확인하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 소비 흐름을 끊지 않는 방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인센티브가 아무리 좋아도 매장마다 일일이 확인하고, 결제가 안 될까 불안해하는 구조는 피하고 싶다.
마무리 – 지역화폐는 ‘혜택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대전과 전주의 지역화폐를 비교하면서
나는 지역화폐가 단순한 할인 수단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혜택이 클수록 좋지만,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해 복잡한 절차와 확인이 필요하다면,
사용자는 결국 지쳐서 떠난다.
그 반대로, 인센티브가 적어도 안정성과 일관된 사용 경험이 보장된다면,
그 지역화폐는 더 오랫동안 살아남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지역화폐는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역화폐를 사용할 때마다
“얼마를 더 받았느냐”보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쓸 수 있었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할 생각이다.
그 기준에서 봤을 때, 전주의 방식은 분명히 한발 앞서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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