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실사용후기

결제는 쉬웠지만 정산은 아니었습니다 – 지역화폐 환전 후기 정리

jjinjjingl 2025. 7. 14. 22:03

며칠 전 친척 오빠를 만나 이런저런 근황을 나누다가,
지역화폐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공주에서 김밥집을 오래 운영해온 오빠는
지역화폐 결제를 꽤 많이 받는다고 했는데,
막상 정산받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불편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나는 사용자 입장에서 결제만 해왔기에
“환전도 그냥 자동으로 되는 거 아냐?”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오빠 말로는 계좌 등록부터 환전 시기, 누락 처리까지 손이 많이 간다고 한다.
심지어 환전이 빠르지 않아 운영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줬다고.

이번 글은 내가 직접 겪은 건 아니지만,
현장에서 장사하는 친척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환전 과정을 풀어보는 글이다.
지역화폐가 소비자에겐 혜택이지만,
소상공인 입장에선 결제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새삼 느끼게 됐다.


지역화폐 환전 실사용 후기 정리

 

 

환전 절차는 단순한 듯 복잡했다

오빠 말로는, 처음엔 “결제만 되면 나중에 자동으로 돈이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제로페이 기반의 지역화폐는 사업자 인증 후 환전 신청을 따로 해야 했고,
그 절차는 앱이 아닌 별도 웹사이트에서 진행해야 했다.

초기엔 인증서 오류가 자주 발생했고,
계좌 등록도 자영업자 통장 외에는 등록이 불가능해 번거로움이 컸다.
심지어 환전 주기마다 신청 기한이 정해져 있어서,
하루만 지나도 환전이 다음 주기로 넘어가 버리는 경우도 생겼다.

느낀 점 요약:
  • 결제와 정산이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음
  • 환전 누락되면 직접 다시 신청해야 해서 불편
  • 인증 절차도 처음엔 복잡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환전까지 걸린 시간은 예상보다 길었다

 

손님이 결제한 금액이 바로 입금되지 않는 구조라는 점도
처음엔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보통 카드 결제는 1~2일 안에 입금되는데,
지역화폐는 주 단위 혹은 월 단위 환전 주기를 거쳐 입금이 되다 보니
당장 필요한 재료비나 납품대금 계산에 차질이 생긴 적도 있었다.

특히 공휴일이나 주말이 끼면 입금이 더 지연됐고,
일부 구간은 가맹점 수에 따라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라 서버 지연까지 있었다고 한다.

 

사장님 입장에서 느낀 문제:
  • 카드처럼 예측 가능한 정산이 아님
  •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에 영향
  • 입금 지연 → 가게 운영 리듬도 흐트러짐

 

입금 내역 확인과 오류 대응도 쉽지 않았다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한 달 동안 지역화폐로 결제된 금액 중 일부가
환전 신청이 누락된 채 지나간 경우였다고 한다.
오빠는 그제야 고객센터에 문의했는데,
“환전 기한 내 신청이 되지 않아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게다가 환전 내역은 별도 사이트에서 PDF로 출력해야 하는 구조라
그걸 확인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고,
실제로 얼마나 입금됐는지도 통장과 대조해야만 알 수 있었다.

 

 불편 요약:
  • 누락된 환전 → 복구 어려움
  • 입금 내역이 앱에 표시되지 않아 혼선 발생
  • 월말 정산 시 손으로 따져야 하는 불편함

 

은행 이체 수수료까지 사장님 몫이었다

 

지역화폐 환전이 무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입금될 때 일부 은행에서는 이체 수수료가 부과되기도 한다.

오빠의 경우, 지정 은행이 아닌 타행 계좌를 등록했더니
매번 500원씩 이체 수수료가 빠졌고, 누적되니 꽤 부담이 됐다고 한다.
더욱이 해당 사항에 대한 안내는 앱이나 환전 페이지에 따로 없어서
뒤늦게 확인하고 알아낸 내용이었다.

 이건 몰랐던 포인트:
  • 타행 수수료 사장님 부담
  • 자잘한 비용이 누적되면 실질적 수익 차감

 

개선된 부분도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물론 최근에는 일부 환전 절차가 자동화됐고,
지자체에서 일괄 자동 환전 제도을 도입한 곳도 있다.
하지만 그 기능이 있는 지역은 극히 일부이며,
대부분은 아직도 수동 환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빠는 “이왕 좋은 제도 만들어놓고,
왜 이렇게 복잡하게 운영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결국은 환전이라는 ‘마지막 고리’가 끊기면,
처음부터 가맹점 등록을 할 이유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마무리-정책은 좋아도, 돈이 늦게 들어오면 의미 없습니다.

 

공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친척 오빠의 지역화폐 환전 경험을 듣고 나니,
결제는 빠르고 홍보도 잘되지만, 정산 구조는 여전히 복잡한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소상공인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 제때 들어오고, 내가 얼마를 받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좋은 제도라도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끼면
점점 외면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지역화폐가 정말 지역을 살리는 수단이 되려면,
소비자뿐 아니라 가맹점이 ‘편하게 오래 쓸 수 있게’ 만드는 구조 개선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오빠의 말처럼, “결제보다 정산이 중요하다”는 건
소상공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