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실사용 후기: 정기구독 서비스에도 쓸 수 있을까?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요즘 누구나 하나쯤은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영상 스트리밍, 음악, 식사 키트, 세탁 대행, 커피 정기권까지.
나는 한 달에 구독료로만 4~5만 원 정도가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 금액을 지역화폐로 처리할 수 있다면,
충전 인센티브를 포함해 실질적으로 10% 이상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화폐는 기본적으로
“지정 가맹점에서의 직접 결제”라는 제한이 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정기적으로 결제되는 구독 서비스도
지역화폐로 결제가 가능할까?”
호기심이 생기자, 직접 알아보고
실제 사용을 시도해봤다.
첫 번째 시도 – 넷플릭스, 멜론, 유튜브 프리미엄
먼저 내가 사용하는 주요 온라인 구독 서비스에서
지역화폐를 등록하려고 했다.
- 넷플릭스 → 결제 수단으로 지역화폐 카드 등록 불가
- 멜론 → 카카오페이에 연동 시도했지만 지역화폐 인식 불가
- 유튜브 프리미엄 → 지역화폐 카드 등록 자체가 막힘
이유는 간단했다.
대부분 온라인 정기결제는 신용카드 기반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선불형 지역화폐 카드는 결제 인증이 되지 않았다.
즉, 온라인 기반의 글로벌 플랫폼에서는
지역화폐를 통한 정기결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두 번째 시도 – 지역 기반 오프라인 구독 서비스
다음으로는 오프라인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에 시선을 돌렸다.
우리 동네에는 다음과 같은 구독 서비스가 있었다:
- 동네 세탁소의 ‘월 정액 세탁 서비스’ (월 3만 원)
- 소규모 헬스장의 월 정기 이용권
-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의 ‘주 2회 구독형 빵 배달’
나는 이 중 세탁소의 정기 서비스를 직접 구독하고 있었고,
여기서 결제를 시도해봤다.
“사장님, 이거 지역화폐로 정기 결제 되나요?”
→ “앱으로 월마다 직접 결제해주시면 돼요. 자동이체는 안 되고요.”
즉, ‘자동결제’는 안 되지만, 매월 앱으로 수동 결제를 하면 가능하다.
정확히 말하면
정기 구독 서비스에는 쓸 수 있지만,
정기 결제 시스템에는 연동되지 않는다.
세 번째 시도 – 커피 구독 서비스
최근 들어 로컬 카페에서도
30일 정기 커피 구독권 같은 상품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
우리 동네 카페에서도
월 29,000원에 하루 1잔 커피를 주는 정기권을 운영 중이었고,
이곳은 지역화폐 카드 결제 가능 매장이었다.
정기권을 구매하면서
“혹시 다음 달에도 자동결제 되나요?”라고 물어보니,
“아뇨, 직접 와서 다시 결제하셔야 돼요”라고 답했다.
이 역시 반복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 구조'는 존재하지만,
결제 시스템은 자동화되지 않아 직접 결제가 필요했다.
정기구독에 지역화폐가 안 되는 이유는?
정기결제에서 지역화폐가 어려운 구조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선불형 카드 구조
지역화폐는 대부분 선불카드 기반이라
자동이체 등록 불가: 정기결제를 지원하는 신용카드 시스템과 다르다.
둘째, 결제 방식 제한
지역화폐는 가맹점 단말기 결제나 QR 결제만 가능
:온라인 API를 통한 정기결제 기능 없다.
셋째, 플랫폼 연동 문제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기반 플랫폼은
지역화폐 발급처(BNK, 경기신용보증재단 등)와 연동 안 된다.
이러한 비표준화된 구조 때문에정기구독 플랫폼에서는
전국 공통 대응을 하기 어렵고, 결제 안정성도 확보되지 않는다.
결국 민간 플랫폼이 지역화폐를 정기결제에 적용할 유인이 줄어든다.
실사용자의 판단 – 쓸 수는 있지만 '자동화'는 안 된다
내가 직접 확인해본 결과,
지역화폐는 구독 서비스를 ‘직접 결제’하는 데는 일부 사용할 수 있지만,
자동이체 기반의 정기결제에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했다.
다만 예외는 존재한다.
- 지역 상권에서 운영하는 정기형 서비스
- 월간 정기권을 발급한 뒤 단말기 결제하는 오프라인 가맹점
이런 곳에서는 매월 앱이나 카드로 직접 결제하는 방식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
단점은 분명하다.
자동으로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가 매달 챙겨야 한다는 점: 실수로 놓치면 구독이 끊길 수 있음
장점도 있다.
매달 결제 전에 재확인하면서
진짜 필요한 구독인지 점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역 소상공인과의 연결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마무리– 정기 서비스는 가능, 정기 결제는 아직 어려움
지역화폐는 생활 속 다양한 지출에 혜택을 주는 도구이지만,
디지털 구독 시대에 맞는 자동화 결제 구조와는 아직 간극이 존재한다.
온라인 기반의 글로벌 정기구독은 거의 전부 불가하고,
오프라인 로컬 구독은 직접 방문해서 결제해야만 가능하다.
결국 지역화폐는 반자동 결제 시대에 최적화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매달 한 번씩 직접 결제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 속에서 얻는 지역 연결성,
그리고 충전 인센티브로 얻는 경제적 효과는 꽤 실감할 만했다.
정기구독 서비스도
편리함이냐 혜택이냐 사이에서
사용자가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나는 당분간, 로컬 중심 구독은 지역화폐로 직접 결제하는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